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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는 찾을 수 없는, 진짜 인절미 만드는 법과 유래

편의점 떡과는 전혀 다른 인절미의 본모습인절미는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전통 떡 중 하나다.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한 팩씩 포장된 인절미를 쉽게 구매할 수 있고, 찹쌀떡의 한 종류로 인식되며 젊은 층에게도 익숙하다. 하지만 우리가 도심에서 접하는 인절미는 대부분 공장 생산된, 일정한 모양과 맛을 위한 제품일 뿐, 전통 방식으로 만든 인절미와는 재료, 조리 방식, 심지어 향까지 완전히 다르다. 어릴 적 시골 외할머니 댁에서 먹던 그 인절미는 따끈했고, 고소한 향이 진하게 풍겼으며, 손으로 뜯어먹어야 제맛이었다.인절미는 사실 단순한 떡이 아니다. 쌀을 쪄내어 메질을 하고, 한 김 식힌 뒤 콩고물에 묻혀내는 과정에는 최소한 두세 명의 손이 필요하며, 그날 바로 먹어야 제맛이 살아 있는 가장 인간적이고 손맛..

전통 간식 2025.06.27

경상도 할머니가 만든 무쇠솥 찰떡, 왜 지금은 못 만드는가?

아침을 깨운 찰떡 냄새와 부엌의 풍경시골집의 아침은 부엌에서 피어오르던 냄새로 시작됐다. 아직 어스름한 새벽, 부뚜막에 불이 들어오면 곧이어 장작 타는 소리와 함께 구수한 향기가 집 안 가득 퍼졌다. 아이들은 그 냄새를 맡고 벌떡 일어났고, 어른들은 솥뚜껑에서 새어나오는 김을 보며 오늘이 찰떡 하는 날이라는 것을 짐작했다. 경상도 작은 마을에서 할머니가 만들어내던 찰떡은 그저 하나의 간식이나 명절 음식이 아니었다. 그것은 계절의 리듬이었고 가족의 추억이었으며, 무쇠솥과 장작불, 절구와 나무주걱, 그리고 사람들의 손길이 함께 빚어낸 생활의 일부였다. 할머니는 늘 전날 저녁부터 찹쌀을 불리기 시작하셨다. 뽀얗게 불어난 찹쌀은 다음 날 새벽에 깨끗한 소쿠리에 담겨 물기를 빼고, 나무 절구에 옮겨져 손과 공이로..

전통 간식 2025.06.27

충청도 외갓집에서 배운 엿기름과 조청 만드는 과정

마트에선 살 수 없는 단맛, 외갓집 조청 이야기도시에 살면서 우리는 단맛을 쉽게 접한다. 설탕, 물엿, 시럽은 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고, 다양한 가공 식품에는 당분이 넘쳐난다. 그러나 그 단맛이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질문은 잘 하지 않는다. 필자가 충청도 외갓집에서 처음 조청을 만든 날, 그 단맛은 단순한 ‘맛’이 아니라 손과 시간, 기다림이 섞인 감동이었다.충청도 시골의 겨울은 조용하고 길다. 농한기라서 밭일은 줄지만, 그 대신 마을 어르신들은 예로부터 내려오는 방식으로 저장 음식이나 간식, 전통 조미료를 손수 만들어 둔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조청’이다. 조청은 단맛을 내는 전통 수단이자, 약으로도 쓰였던 귀한 음식이다. 그런데 이 조청을 만들기 위해선 반드시 ‘엿기름’이..

전통 간식 2025.06.27

전라도 장날에서만 볼 수 있는 쑥절편의 비밀 레시피

봄이 오는 소리를 먹는 떡, 쑥절편전라도의 장날은 단순한 시장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오일장이라는 시간 속에서 계절의 흐름이 감지되고, 마을 사람들은 이 장날을 기준으로 삶의 리듬을 조율한다. 그런 전라도 장날에서 매년 봄이 되면 유독 사람들의 눈과 코를 사로잡는 풍경이 등장한다. 바로 따끈한 김을 모락모락 피우며 찜기에서 갓 나온 ‘쑥절편’이다. 쑥절편은 단지 쑥이 들어간 떡이 아니다. 전라도의 봄 장터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 떡은 생쑥을 직접 찧어 만든 반죽과, 전통 방식으로 만든 속재료, 그리고 가마솥에서 찌는 방식까지 전통의 기술과 손맛이 그대로 담긴 음식이다. 더욱 특별한 것은 이 떡이 장날에만, 그리고 봄철 몇 달 동안에만 등장한다는 점이다. 같은 이름의 떡은 전국적으로 존재하지만, 이곳의 쑥..

전통 간식 2025.06.26

제주 해녀들이 즐겨 먹던 군고구마 칼국수와 오메기떡의 관계

해녀들의 식탁, 제주 땅의 노동과 간식의 교차점제주 해녀들의 삶은 바다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찬 바닷속에서 무산소로 잠수하며 해산물을 채취하던 그들의 노동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고되고 위험한 일이었다. 하지만 해녀들은 그 험한 바다 속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공동체로 살아갔다. 그리고 그 공동체 안에는 그들만의 식문화, 정확히 말하자면 ‘노동 후 먹는 음식’에 대한 고유한 문화가 존재했다.해녀들이 물질을 마치고 나면 가장 먼저 손에 쥐었던 음식 중 하나가 바로 ‘군고구마’였다. 단순하지만 뜨끈하고 속을 든든하게 해주는 이 간식은 차가운 바닷물에 장시간 노출된 몸을 녹여주는 데 딱 맞는 음식이었다. 이후, 어느 정도 체온이 돌아오면 밀가루에 국수를 풀고 해물 육수를 붓는 ‘칼국수’가 이어졌고, 디저트처..

전통 간식 2025.06.26

지금은 사라진 강원도 산촌 간식, 감자송편의 진짜 이야기

강원도 산골에서만 볼 수 있었던 특별한 간식 ‘감자송편’은 세월이 흐르면서 대중의 기억 속에서 거의 사라졌다. 이 떡은 흔히 알고 있는 추석의 송편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과 맛을 가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송편이라고 하면 쌀가루로 빚어 반달 모양을 만든 떡을 떠올리지만, 감자송편은 쌀 대신 감자로 만든 반죽을 사용하여 완전히 다른 재료와 풍미를 갖는다. 강원도 정선, 태백, 평창, 인제 등 고랭지 산촌에서는 감자가 주식이던 시절이 길었다. 쌀이 귀하고 밭농사마저 힘들었던 시절, 주민들은 일상 속에서 얻을 수 있는 작물로 끼니를 해결하고, 특별한 날엔 그 작물들을 색다르게 가공해 간식을 만들었다. 감자송편은 그 시절의 대표적인 산물이었다.이 떡은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강원도의 척박한 자연환경 속에서 살아온..

전통 간식 2025.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