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36) 썸네일형 리스트형 경기 평야에서 겨울마다 만들던 ‘갯버들 껍질떡’, 나무껍질로 만든 생존 간식 겨울 평야의 척박함 속에서 태어난 나무껍질 떡경기도 남부 평야지대, 특히 안성·평택·이천 일대는 넓은 논과 밭이 펼쳐진 비옥한 농업 지대였다. 하지만 풍요로운 땅이라는 인식과는 달리, 겨울이 되면 이 지역은 철저히 빈곤해졌다. 수확이 끝나고 나면 저장된 곡물도 부족했고, 그나마 남은 것은 논두렁 옆이나 도랑가에 자라던 버들나무뿐이었다. 그중에서도 사람들은 ‘갯버들’이라는 특별한 버들나무의 껍질을 벗겨내어, 그것을 떡의 반죽 재료로 사용했다.이른바 ‘갯버들 껍질떡’은 겨울 생존 간식이자 보릿고개를 견디는 수단이었다. 갯버들은 일반 버들보다 수피가 얇고, 껍질을 삶아 우린 물은 옅은 갈색을 띠며 특유의 쌉싸래한 향이 난다. 이 물은 떡 반죽에 활용되어 밀도감과 향을 더했다. 이 떡은 설탕이나 조청 없이도 자.. 강진 들판의 겨울 간식, 볏짚 재로 만든 ‘짚떡’의 부드러운 비밀 들판의 불빛 아래 태어난 겨울 떡, 짚으로 빚은 마을의 지혜전통적으로 떡은 곡물과 자연에서 채취한 식재료를 주재료로 삼아 계절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볏짚’이라는, 음식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재료가 떡의 재료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많은 이들이 의아해할 것이다. 하지만 전라남도 강진에서는 실제로 볏짚을 태운 재를 이용해 반죽한 ‘짚떡’이 존재했고, 지금도 일부 고령 주민들의 기억 속에 아련하게 남아 있다.짚떡은 단순한 이름처럼 들리지만, 그 속에는 강진 들판의 겨울 풍경, 논밭을 정리하던 농부들의 삶, 그리고 쌀이 귀하던 시절의 절약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볏짚은 수확이 끝난 뒤 논두렁에서 태워 거름으로 사용되었고, 일부 마을에서는 이 짚을 태운 재를 정성스럽게 모아.. 울산 동구 어촌의 가자미포 떡, 생선 껍질을 이용한 바닷가 겨울 별미 생선 껍질이 떡이 된 사연, 바닷가의 겨울 생존식에서 시작되다울산 동구의 어촌 마을, 특히 방어진과 일산포 일대는 오랜 어업 전통을 가진 지역이다. 바다에서 삶의 대부분을 보내는 이곳 사람들은 생선을 단순히 반찬이나 요리 재료로만 보지 않았다. 뼈와 내장, 껍질까지도 버리지 않고 철저히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했다. 이 가운데에서도 ‘가자미포’는 울산 어촌의 독특한 겨울 보존식으로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식재료였다. ‘가자미포’란 가자미의 껍질과 살을 잘 손질하여 널찍하게 펴서 말린 것을 의미한다. 표준어로는 ‘건어물’의 일종에 불과하지만, 울산 사람들에게는 전통적으로 겨울철 중요한 식재료였으며, 김처럼 말려서 떡 위에 싸거나 곁들여 쪄 먹는 방식으로 이용되었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음식이 바로 ‘가자미포 .. 경북 봉화 산골의 ‘고춧잎 찹쌀떡’, 매운 향이 은은한 잊힌 산간 겨울 간식 매운 향이 나는 떡? 봉화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특별한 겨울 맛대부분의 사람들은 ‘떡’ 하면 달콤하거나 고소한 맛을 떠올린다. 설탕이나 콩고물, 쑥이나 팥, 단호박과 같은 부드럽고 익숙한 재료들이 떡에 어울린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깊은 산골 마을, 특히 경상북도 봉화에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떡을 만들어 먹던 풍습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고춧잎’이다. 매운맛이 강할 것이라는 오해와는 달리, 고춧잎은 삶거나 데치면 향긋하고 부드러운 풍미가 나며, 쌉쌀한 겨울 나물 특유의 풍취를 지녔다. 이 고춧잎을 이용한 찹쌀떡은 겨울철 봉화 일대의 일부 마을에서 전해지던 소박한 전통 간식이다. 특히 김장 후, 마을 어귀에 말려둔 고춧잎 다발을 꺼내어 찹쌀 반죽과 함께 빚던 이 떡은 한겨울 산골.. 전북 고창 바닷가 마을의 소금꽃 찰떡, 천일염으로 간을 맞춘 유일한 떡 달지 않은 떡, 바닷가 마을에서만 전해진 특별한 간식한국의 떡 문화는 단맛이 중심이다. 꿀, 콩고물, 설탕, 팥소 등이 첨가되어 달콤하고 고소한 풍미를 지닌 떡이 보편적인 인식을 차지한다. 하지만 전라북도 고창의 바닷가 마을에서는 오히려 ‘단맛’이 아닌 ‘짠맛’을 강조한 특별한 떡이 오랜 시간 전해져 왔다. 그것이 바로 소금꽃 찰떡이다. ‘소금꽃’이란 고창 지역 염전에서 생성되는 천일염의 결정층을 일컫는 말로, 가장 순도 높고 불순물이 적은 미세 결정체다. 전통적으로 이 소금은 지역 주민들에게 귀한 재료였고, 일부 마을에서는 이 소금꽃을 소량씩 떡 반죽에 넣어 짭짤한 찰떡을 빚어 먹는 풍습이 전해졌다. 이 떡은 달지 않아 일상 간식으로 즐기기에 부담이 없었고, 특히 농번기나 노동이 많은 날, 땀 흘린 뒤.. 경기 동부 산간마을에서 전해진 도토리묵 찰떡, 떫은 재료로 빚은 겨울 간식 떫은 재료가 간식이 되기까지, 산속 마을의 겨울 생존술경기도 동부의 산간 마을, 특히 가평, 양평, 포천 등지에서는 과거 겨울을 나기 위한 생존 방식이 음식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눈과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는 겨울, 쉽게 상하지 않고 저장이 가능한 재료를 어떻게든 활용해 식탁을 이어가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재료가 바로 ‘도토리’였다. 도토리는 떫은맛이 강하고 그냥 먹기에는 독성이 있어 식재료로 다루기 까다롭지만, 조상들은 이를 삶고 우려내고 굳혀가며 자연 속에서 하나의 음식으로 탄생시켰다. 그렇게 태어난 음식 중 하나가 바로 ‘도토리묵 찰떡’이다. 일반적으로 도토리묵은 무침이나 국물 요리에 쓰이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경기 동부의 일부 마을에서는 이 도토리묵을 이용해 떡처.. 강진의 겨울 해풍으로 말린 갓잎 떡, 아는 사람만 아는 발효 간식의 비밀 바람이 맛을 만들다, 강진 겨울 바다와 갓잎 떡의 연결전라남도 강진은 남해안 해풍이 거칠게 몰아치는 겨울이 깊을수록, 오히려 음식의 풍미가 깊어지는 지역이다. 강진의 작은 해안 마을들에서는 예부터 자연을 이기는 대신 자연과 함께 순응하며 살아가는 삶의 철학이 음식에도 깊이 배어 있다. 그중에서도 ‘갓잎 떡’은 아는 사람만 아는 발효 간식으로, 바람이 만들어낸 진정한 미각의 산물이다.일반적으로 떡은 고소하거나 달콤한 재료와 함께 먹는 경우가 많지만, 강진의 갓잎 떡은 이례적으로 짭짤하고 시큼한 맛이 특징이다. 그 비밀은 바로 겨울 해풍으로 말린 갓잎에 있다. 갓은 특유의 톡 쏘는 매운 향과 쌉싸래한 맛이 있는데, 이를 겨울철 해풍에 말리면 그 향은 누그러지고 맛은 발효되면서 오히려 깊은 감칠맛을 낸다. 이.. 제주 오름 마을에서만 먹던 감자껍질 전병, 버려진 재료의 반전 맛 버려진 껍질이 간식이 되기까지, 제주 오름 마을의 조용한 지혜제주도의 오름 마을들은 수백 개의 오름(기생화산) 주변에 흩어져 있는 작은 고지대 마을이다. 이곳에서는 척박한 토질과 부족한 자원 속에서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음식 재료 하나하나를 허투루 다루지 않는 지혜가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감자는 제주에서 비교적 재배가 잘 되는 작물 중 하나였지만, 풍요롭지만은 않았던 시절, 감자의 알맹이보다 껍질이 더 귀하게 여겨졌던 때가 있었다. ‘감자껍질 전병’은 그렇게 생겨났다. 농사를 마친 뒤 남은 감자껍질을 버리지 않고 바짝 말려 두었다가, 밀가루 반죽과 섞어 지져 만든 이 간식은 제주 오름 마을의 어머니들 사이에서만 조용히 내려오던 생존의 음식이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단순한 절약의 의미를 넘어, 음식에 ..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