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팥고물 송편, 남도의 깊은 맛이 깃든 떡송편은 온 나라의 명절 음식이지만, 그 안에 담긴 지역색은 결코 하나가 아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주로 흰쌀가루로 만든 반달 모양의 송편이 익숙하지만, 전라남도 해남에서는 조금 다른 송편이 명절마다 사람들의 식탁을 채웠다. 바로 ‘팥고물 송편’이다. 이 송편은 쫀득한 반죽 안에 달콤하거나 담백한 팥소를 채우고, 겉에 삶은 팥고물을 듬뿍 묻힌 형태로, 겉부터 속까지 팥의 풍미가 살아 있는 떡이다. 해남 지역에서는 예부터 팥을 풍년의 상징으로 여겼고, 특히 팥을 귀신을 쫓는 재료로 여기는 전통에 따라 추석이나 설날 같은 큰 명절에는 반드시 팥을 활용한 떡이나 밥이 식탁에 올랐다. 그 중에서도 팥고물 송편은 단순히 먹는 음식이 아닌, 조상의 축복을 받고 한 해의 액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