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간식

설날이면 고향집에서 만들던 ‘건강찰떡’, 이젠 직접 만들어봤다

wannabe-news 2025. 7. 1. 11:18

설날 부엌에서 퍼지던 찰떡 냄새의 추억

설날은 단순한 명절을 넘어 가족과 공동체가 하나 되는 시간이었다. 그 중심에는 늘 떡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건강찰떡은 설날 아침 고향집 부엌을 가득 채우던 떡이었다. 이 찰떡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니라, 한 해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는 마음이 담긴 음식이었다. 찹쌀에 약콩, 밤, 대추, 호박, 쑥, 검은깨 등 몸에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넣고 쪄낸 찰떡은 떡 한 조각에 자연의 영양과 어머니의 정성이 깃든 명절 음식이었다.

설날이면 고향집에서 먹던 건강찰떡

 

어린 시절 그 떡을 먹으며 느꼈던 쫀득하고 고소한 맛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이번에는 그 기억을 되살리고자 직접 건강찰떡을 만들어 보았다. 설날 고향집 부엌에서 보았던 떡 찌는 과정을 떠올리며 준비한 찰떡 만들기는 단순한 요리가 아니라, 옛 추억을 되살리고 전통의 의미를 다시 배우는 경험이 되었다. 이 글에서는 건강찰떡의 유래와 조리법, 직접 만들어본 과정과 그 속에서 느낀 전통의 가치까지 함께 전한다.

건강찰떡의 재료와 조리법

건강찰떡은 이름처럼 몸에 이로운 재료로 만든 떡이다. 기본은 잘 씻어 불린 찹쌀이다. 여기에 삶은 약콩과 통밤, 채썬 대추, 호박고지, 검은깨, 때로는 쑥과 같은 약초를 더해 재료의 맛과 색을 살린다. 옛날 고향집에서는 설날 새벽부터 불을 지피고, 시루에 한 층씩 재료를 고르게 올려 정성스럽게 쪘다. 찰떡이 다 쪄지면 소금 간한 콩가루나 깨가루를 묻혀 맛을 더했다.

직접 건강찰떡을 만들기 위해 나는 시루 대신 찜솥을 준비했다. 불린 찹쌀을 깔고, 그 위에 약콩과 밤, 대추를 올리고, 중간중간 검은깨와 호박을 뿌렸다. 찌는 시간은 50분 이상 걸렸다. 찰떡은 김이 오르며 고소하고 달큰한 냄새를 부엌 가득 퍼뜨렸다. 찌는 내내 중간중간 떡의 수분과 상태를 확인하며, 떡이 고르게 익도록 불 세기를 조절했다. 옛날 방식의 수고로움이 새삼 느껴졌다.

직접 만들어본 건강찰떡, 그 맛과 느낌

찜솥 뚜껑을 열자 뜨거운 김과 함께 익숙한 냄새가 피어올랐다. 떡은 색색의 재료가 조화를 이루며 보기에도 푸짐했다. 한입 베어 물자 쫀득한 찹쌀과 고소한 약콩, 달큰한 호박과 대추 맛이 어우러졌다. 옛날 고향집에서 먹던 그 맛과 다르지 않았다. 건강찰떡은 단맛보다 곡물과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 있어 먹을수록 담백하고 깊은 풍미가 느껴졌다.

이 떡은 가족과 나누어 먹을 때 그 의미가 더 커졌다. 아이들은 달지 않다며 처음엔 시큰둥했지만, 고소한 콩과 쫀득한 식감에 조금씩 젓가락이 갔다. 부모님은 옛날 설날의 추억을 떠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건강찰떡은 그 자체로 가족의 정을 나누고, 세대 간 이야기를 풀어내는 음식이 되었다.

건강찰떡에 담긴 전통의 힘

직접 건강찰떡을 만들어 보며 깨달은 것은 이 떡이 단순히 건강식이라는 의미를 넘어선다는 점이다. 건강찰떡에는 자연을 아끼고 사람을 생각하는 전통의 마음, 정성과 기다림의 가치, 함께 나누는 기쁨이 담겨 있었다. 설날 고향집에서 어머니와 할머니가 떡을 찌던 그 손길이 지금 내 손끝에도 깃든 듯했다.

현대에도 건강찰떡은 충분히 의미 있는 음식이 될 수 있다. 무첨가, 무방부제, 저당 떡으로 웰빙 간식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으며, 전통을 배우고 계승하는 교육 재료로도 가치가 크다. 건강찰떡을 스스로 빚고 나누며, 우리는 단지 떡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전통을 오늘로 되살리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명절뿐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이 떡을 만들어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깊이 남았다. 건강찰떡은 한 조각의 떡을 넘어, 우리 모두의 소박한 바람과 마음을 담는 그릇이었다.

건강찰떡이 전하는 가치, 그리고 오늘의 삶

건강찰떡을 직접 만들어 본 경험은 단순한 요리 체험을 넘어, 옛 전통 속에 숨겨진 깊은 지혜와 따뜻한 정서를 느끼게 해주었다. 이 떡은 단순히 설날 한 끼를 위한 음식이 아니라, 자연에서 온 재료를 소중히 여기고, 사람과 나누며, 마음을 담아 만드는 전통의 산물이었다. 건강찰떡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은 재료의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애썼던 옛 사람들의 음식 철학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또한 건강찰떡은 오늘날에도 충분한 의미를 가진다. 요즘처럼 건강을 중시하고, 화학첨가물을 꺼리는 시대에는 건강찰떡 같은 떡이 오히려 새롭게 주목받을 만하다. 실제로 일부 지역 떡 공방과 전통음식 체험장에서는 건강찰떡 만들기 체험을 운영하며, 그 속에 담긴 전통과 정성을 함께 전하고 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반죽을 치대고, 쪄낸 떡을 나누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단순한 요리 활동이 아니라 세대 간의 전통 계승과 소통의 장이 된다.

더불어 건강찰떡은 지역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고, 지역 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다. 찹쌀, 약콩, 밤, 호박, 깨 같은 재료들은 대부분 국내산 농산물로 충분히 조달 가능하며, 지역 특산물과 결합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도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한 전통 떡 브랜드화, 명절 선물세트 개발, 건강식 간식 상품화 같은 시도들은 전통음식을 현대에 맞게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된다.

무엇보다 건강찰떡은 ‘정성을 담은 음식’의 표본이다. 재료를 손질하고, 불을 지피고, 시루에 쪄내기까지의 긴 과정 속에는 급하게 먹고 마시는 오늘날의 식문화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기다림의 미학이 숨어 있다. 직접 건강찰떡을 만들어 보며 다시금 깨달았다. 전통음식의 힘은 그 속에 담긴 이야기와 마음에 있다는 사실을. 건강찰떡은 앞으로도 명절뿐 아니라, 일상 속 특별한 날마다 다시 꺼내어 나누고 싶은 떡이다. 그 한 조각에는 단순한 맛 이상의 의미, 바로 ‘함께 나누는 마음’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