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장에서 발견한 100년 된 전통 과자 ‘유과’ 명인과의 인터뷰
100년의 시간을 넘어 전해지는 한 조각의 달콤함
대구의 오래된 재래시장 골목을 걷다 보면, 현대적인 간판과 프랜차이즈 가게들 사이에서 낡은 간판과 향긋한 기름 냄새를 풍기는 작은 가게를 만날 수 있다. 그곳에서 나는 100년 전통의 유과를 지켜온 한 명인을 만났다. 유과는 단순히 달콤한 전통 과자가 아니라, 세월과 정성, 손맛과 기다림이 빚어낸 과자였다.
시장 한복판, 작고 검은 가마솥 위로 기름 냄새와 고소한 튀김 냄새가 섞여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 앞에 선 명인은 마치 시간을 잊은 듯 유과를 튀기고 조청에 굴리고 있었다. 대구 시장 유과 명인은 “이 과자는 그저 단맛이 아닙니다. 이건 집안의 기쁨, 마을의 잔치, 그리고 이웃과 나누는 정이지요.”라고 말했다. 이 글에서는 100년 전통 유과의 기원, 명인의 조리법과 철학, 그리고 유과가 오늘날에도 이어져야 하는 이유를 담아본다.
유과의 기원과 전통 조리 과정
유과는 고려시대부터 전해져 온 우리나라 대표적인 한과 중 하나다. 대구 전통 유과는 찹쌀가루를 치대어 반죽하고 발효시킨 뒤, 손으로 일일이 썰어 모양을 만들고, 저온에서 오랜 시간 튀겨낸다. 이후 조청이나 꿀에 살짝 적시고, 깨, 쌀튀밥, 콩가루, 잣가루 등 고명을 고르게 입혀낸다.
대구 시장 명인의 유과는 여느 유과와 다르다. 기름 온도는 늘 일정하게 유지되며, 불 조절은 오직 명인의 감으로 이뤄진다. 명인은 “기름의 온도와 소리는 기계로 재는 게 아닙니다. 손끝과 귀로 느껴야 진짜지요.”라며 웃었다. 유과 반죽도 마찬가지다. 찹쌀은 반드시 햇찹쌀로, 하루 이상 불리고, 절묘한 수분 비율을 맞춰 치대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유과는 속이 비어 바삭하면서도 한입 베어 물면 조청의 단맛과 쌀고명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사르르 녹는다.
명인의 철학과 기술, 그리고 유과에 담긴 마음
대구 유과 명인은 이 기술을 아버지로부터, 아버지는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다고 했다. 그는 “유과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 요즘 젊은이는 잘 안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유과 한 알에 담긴 마음은 잊으면 안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명인은 유과를 만들 때 매일 새 기름을 쓰고, 재료는 무조건 국내산만 고집한다. “내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만들지 않으면 유과는 맛이 없습니다.”라는 그의 말에는 장인의 자부심과 진심이 담겨 있었다.
유과는 대구 시장에서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명절과 잔치, 제사상에 빠지지 않던 귀한 음식이었다. 유과를 한 접시 준비하는 데 반나절 이상 걸리지만, 그 과정은 기쁨을 준비하는 시간이었다. 유과 명인은 “이 과자는 사람의 정이 있어야 완성됩니다. 기계로는 흉내만 내지, 진짜 맛은 못 내지요.”라고 말했다.
유과가 전하는 전통의 의미와 오늘의 가치
대구 시장의 100년 전통 유과는 단순히 옛 간식을 복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사람의 손길, 기다림, 정성이 모여 만들어지는 문화유산이다. 유과 한 조각에는 손끝에서 전해지는 따뜻함과 집집마다 나누던 정이 녹아 있다. 명인이 지켜온 이 맛은 단순히 단맛이 아니라 세대와 세대, 사람과 사람을 잇는 연결고리였다.
현대 사회에서 유과는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인공 첨가물이 없는 건강 간식, 전통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로서도 가치가 크다. 대구 시장 유과 명인의 손끝에서 빚어낸 그 유과처럼, 전통은 단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오늘의 삶 속에서 여전히 살아 움직인다. 유과는 지금도 우리의 식탁에, 마음에 자리할 수 있는 소중한 전통이다.
유과를 통해 다시 이어지는 공동체와 전통
대구 시장 유과 명인이 말한 ‘사람의 정이 있어야 유과가 완성된다’는 말은 단순한 수사에 그치지 않았다. 유과를 만드는 과정은 그 자체로 한 공동체의 일상이자 잔치였고, 음식을 나누는 문화였다. 명인은 과거 장날마다 이웃과 유과 한 접시를 주고받으며 인사를 나누고, 집안의 경사를 축하하던 풍경을 회상했다. 유과는 맛뿐 아니라 그 한 조각에 담긴 의미,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따뜻한 마음으로 빛났다.
이러한 유과는 현대 사회에서도 충분히 그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 최근에는 지역 축제나 전통음식 체험 프로그램에서 유과 만들기 강좌가 운영되고 있으며, 젊은 세대가 참여해 전통 과자의 의미를 새롭게 배우고 있다. 명인은 “유과를 직접 빚어보면 손이 느끼는 정성과 기다림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 체험에 참여한 이들은 유과를 단순히 달콤한 과자가 아니라, 사람의 손과 마음이 깃든 문화로 이해하게 된다.
또한 유과는 지역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대구 전통 유과는 지역 농산물과 연계한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명절 선물세트, 건강 간식, 웰빙 디저트로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다. 명인의 철학처럼, 품질과 정성을 앞세운 전통 유과는 대량생산 제품이 줄 수 없는 감동을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이를 기반으로 유과는 단순히 ‘옛 간식’이 아니라 현대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전통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유과는 세대 간 소통의 다리가 된다. 명인의 유과 만들기 시연을 보고, 아이들이 “할아버지, 예전엔 이렇게 과자를 만들었어요?”라고 묻는 장면은 단순한 체험 이상의 의미를 전한다. 유과 한 조각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이야기의 매개체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유과를 지키고 배우고 나누는 일은 단순히 한 가지 음식을 보존하는 일이 아니라, 우리의 뿌리와 사람의 정서를 되살리는 소중한 문화적 실천이 된다.